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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우베르 2020. 6. 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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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뭔가 의욕이 안 생기고 삶이 무료한 느낌이었던 터라 '아침에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제목을 보자마자 끌리게 되었다.

 

프롤로그에서 우리에게 죽음을 생각하라고 권했던 선학들의 말이 특히 인상 깊었다. 

"삶은 전쟁이고, 나그네가 잠시 머무는 곳이며, 죽고 나면 명성은 잊힌다." <로마의 황제 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

 

"그토록 용맹을 떨쳤던 일세의 영웅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이토록 부질없는 생인데도 불구하고, 아니 부질없는 생이기에, 우리는 평생 욕망으로 몸부림친다." <소통파>

 

"우리는 없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을 무시한다. ·······삶은 그런 식으로 소진되며, 죽음은 예기치 못하게 다가온다." <루크레티우스>

 

우리에게 죽음이란 슬프고 두려움의 대상일 것이다. 특히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 때문에 더더욱 두렵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언젠가 나이가 들어 죽거나 불의의 사고로 죽을 것이다. 

 

개그맨 박명수의 어록에서 "오는 건 순서가 있어도 가는 건 순서가 없다."이 말을 떠올려 본다.  그렇다 우리는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 세상에 태어나고 삶을 살아가고 결국엔 죽음을 맞이한다. 우리의 인생에서 탄생과 죽음을 때어낼 수 있을까?

 

언제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죽는다. 그렇다면 죽음을 염두해고 삶을 살아간다면 그토록 우리를 괴롭히는 근심과 스트레스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저자는 어려운 시절이 오면, 어느 한적한 곳에 가서 문을 닫아걸고 죽음에 대해 생각하곤 했다고 나는 이미 죽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삶과 죽음을 가까이하는 것이 어쩌면 우리를 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다. 남겨진 이들의 슬픔과 불행 때문에 두려웠던 죽음이알고 보면 당연한 것임을 그리고 내가 죽는다면 죽음 이후에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에 죽음이 두렵거나 슬프지않을 것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는 동안만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다시 한번 죽음에 대해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책 한 권에 온통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있을 거라 기대했던 탓일까? 

조금씩 읽어감에 따라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변한 것 같다. 뒤로 갈수록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빠진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도 중반까지는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추석이란 무엇인가'에서 정말 빵 터졌다. 

 

 

"추석이란 무엇인가" 되물어라

추석을 맞아 모여든 친척들은 늘 그러했던 것처럼 당신의 근황에 과도한 관심을 가질 것이다. 취직은 했는지, 결혼 계획은 있는지, 아이는 언제 낳을 것인지, 살은 언제 뺄 것인지 등등. 그러나 21세기의 냉정한 과학자가 느끼는 연애편지를 쓰던 20세기 청년이 더 이상 아니듯이, 당신도 과거의 당신이 아니며, 친천도 과거의 친척이 아니며, 가족도 옛날의 가족이 아니며, 추석도 과거의 추석이 아니다.

 

따라서 '그런 질문은 집어치워주시죠'라는 시선을 보냈는데도 불구하고 친척이 명절을 핑계로 집요하게 당신의 인생에 대해 캐물어 온다면, 그들이 평소에 직면하지 않았을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 좋다.

 

당숙이 "너 언제 취직할 거니?"라고 물으면, "곧 하겠죠, 뭐"라고 얼버무리지 말고 "당숙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추석 때라서 일부러 물어보는 거란다"라고 하거든, "추석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엄마가 "너 대체 결혼할 거니 말거니?"라고 물으면, "결혼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거기에 대해 "얘가 미쳤나?"라고 말하면, "제정신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아버지가 "손주라도 한 명 안겨다오"라고 하거든 "후손이란 무엇인가?"라고. "늘그막에 외로워서 그런단다"라고 하거든 "외로움이란 무엇인가?"라고. "가족끼리 이런 이야기도 못하니?"하고 하거든 "가족이란 무엇인가?"라고.

 

정체성에 관련된 이러한 대화들은 신성한 주문이 되어 해묵은 잡귀와 같은 오지랖들을 내쫓고 당신에게 자유를 선사할 것이다. <책의 본문 중에서>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809211922005

 

[사유와 성찰]“추석이란 무엇인가” 되물어라

밥을 먹다가 주변 사람을 긴장시키고 싶은가. 그렇다면 음식을 한가득 입에 물고서 소리 내어 말해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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